대한민국건축문화제 주제전 "ASCEND"

2020년 대한민국건축문화제 주제전시는 경남건축가회에서 준비한 3가지 주제, "건축+주(主·住·周): People ․ Livability ․ Boundary"로 이뤄집니다. 경상남도 지역의 건축을 통해 지금 여기 우리가 살아가는 공간의 의미와 가치를 탐색하는 전시입니다. 
제 1주제 : 건축 주 主  PEOPLE
건축행위는 사람의 행위다. 건축을 의뢰하는 사람, 설계를 하는 사람, 시공을 하는 사람, 그리고 사용하는 사람이다. 한 건축물을 완성하는 과정에서 각기 다른 역할을 하지만 서로 매듭지어 있다. 물론 건축물의 용도에 따라 매듭의 역할의 모양새가 다르다. 본 전시에서 관람자는 경남지역에 있는 여러 건축물들과 관련된 의뢰(사용), 설계, 시공을 담당하는 사람이 생각하는 바를 제 4자의 입장에서 볼 수 있다.

2020 대한민국건축문화제 온라인전시 주제전 링크_ https://convention2020.kia.or.kr/subject/1
참여작 : ASCEND COFFEE 
건축주 박건우
건축가 김현수
시공자 권병국


“단순히 커피만 마시고 가는 곳이 아닌, 조망을 즐기고 편히 쉬고 갈 수 있는 곳을 상상했습니다”

“좁고 긴 땅이고, 경사가 굉장히 가팔랐지만 다양한 시퀀스를 두고 공간을 만들어 많은 사람이 찾는 공간을 만들고자 했습니다”

“노출콘크리트 건물로서 크게 폭 노출과 쪽 노출, 두 가지 작업을 했습니다”

경남 창원시 마산에 있는 카페 ‘어센드(ASCEND)’에 대해 건축 의뢰인(박건우), 설계자(김현수), 시공자(건병국)는 각각 이렇게 설명했다. 프로젝트를 완성할 때까지 오랜 시간을 함께 했지만, 건축을 바라보는 시각은 각각 달랐다.

16일 한국건축가협회는 ‘건축주’를 주제로 한 ‘대한민국 건축문화제’ 주제전에서 건축의 주인은 넓은 의미에서 건축에 참여하는 설계자와 시공자, 사용자를 포함한다고 설명했다.
비용을 지불하고 소유권을 가지는 건축주(主)는 분명하지만, 건축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서로 다른 입장에서 건축행위를 하기 때문에 이들 모두를 주체로 봐야 한다는 취지에서다.
큐레이팅을 맡은 신건수 경남대학교 건축학부 교수는 이 같은 주제를 보여주고자 경상남도의 건축물 6개를 선정하고, 각 건축물의 의뢰인과 설계자, 시공자를 소개했다.

카페 어센드는 마산의 숨은 매력을 품은 곳을 찾던 의뢰인으로부터 출발했다. 부지를 결정한 건축주는 직접 설계자를 찾아 나섰고, 설계자는 과거 여러 번 함께 작업했던 시공자와 함께 작업을 마쳤다.

설계를 맡은 김현수 이소우건축사사무소 대표는 ‘조망을 즐기는 공간’이 됐으면 좋겠다는 의뢰인의 바람을 큰 창과 높은 층고를 통해 실현했다. 창으로 들어오는 자연조명 안에서 시간의 흐름을 자연스레 느끼고, 인공조명 아래서 생활하며 잃어버렸던 자연의 감각을 일깨울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시공자로부터 “왜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라는 하소연을 듣기도 했지만, 모형(목업ㆍMock-up)작업까지 꼼꼼히 수행했다. 건축주는 “땅만 사면 집이 뚝딱 지어지는 줄 알았는데, 건축가와 시공자를 만나 건축이 무엇인지 몰랐던 걸 많이 알게 됐다”고 감탄했다.




대한민국건축문화제 도록 
ASCEND
무학산과 마산 앞바다 풍경을 포착하는 섬세한 노력이 이곳에 담겨 있다. 이 건축의 내부를 살펴보면, 근대 건축의 탄생하는 과정에서 19세기 말 독일 미학자들이 만들어낸 ‘공간(Raum)’ 개념의 발생 과정을 떠오르게 한다. 건축 실무와 전혀 무관한 미학자인 뵐플린, 괼러, 슈마르죠 등은 앞 세대 철학자들(헤겔과 쇼펜하우어가 대표적이다)이 건축을 가장 낮은 예술로 취급한 것에 반기를 들고 건축만이 지닌 미적 가치를 추적했다. 회화나 조각 등의 다른 시각예술 분야는 단번에 지각되는 데 반해, 건축에서 찾아낸 특성은 눈에 보이는 물리적인 형태가 아니라 그 형태가 만들어내는 빈 곳, 공간이다. 이는 역사적 변화와 맞물리는 결과이다. 과거 유럽에서 집단적 가치가 중시 되어 읽힐 수 있는 미학적 요소를 담는 성당과 같은 거대한 가시적 기념비 건축 대신에, 당시 이제 막 등장한 ‘개인’의 등장과 그 개인의 감각을 포착하는 공간이 중요했다. 20세기 내내 그리고 지금까지도 건축과 맞물려 공간의 성격을 만들어 내는 작업이 진행 중이다.
어센드는 이런 점에서 공간의 다양한 모습을 포착하는 노력을 담고 있다. 이런 건축이 가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건축가에 대한 신뢰가 있었다. 이미 다른 지역의 유명하다는 건축가에게 큰 실망을 받은 건축주는 본인이 직접 찾아 선택했기 때문에 믿을 수 있었다. 남은 것은 건축 과정에서 건축가와 시공자와의 결합이었다. 급경사지에 골조를 만들면서 수차례 콘크리트 타설하는 어려움을 감수하고 목업(Mock-up) 작업과 다양한 실험 요구에 응해주는 시공자를 한국, 특히 지방에서 찾기 매우 어렵다는 점에서 더욱 그러하다. 시공자의 적극적인 노력을 기대하기 어려운 여건에서 만들어진 어센드는 이례적인 결과물이다.
외형이 노출콘크리트 박스인 내부로 진입하면 커다란 공간을 맞이하게 된다. 여기서 바로 일상적으로 보지 못한 크기를 경험한다. 전면에 마산 앞바다를 보여주는 통창으로 두고 후면 무학산 방향으로 계단을 올라가면서 작은 숲이 있는 풍경을 맞이한다. 계단의 끝단과 바로 이전 단에서 상부 유리 천창이 만들어 내는 굴절된 빛을 맞게 된다. 이런 움직임은 외부 지형의 변화와 거의 동일하지만, 어센드 내부는 감각적으로 집중하여 경험할 수 있게 조직되어 있다. 뒷문으로 나가 동굴 같은 통로로 들어서면 끝에 있는 밝은 하늘을 따라 루프탑에 도달하게 되고, 거기서 넓게 퍼진 파노라마를 접하게 된다. 내려오는 과정은 올라갈 때와 전혀 다르다. 어두운 외부 통로 내려가는 맞은편은 막힌 벽에 밝은 빛이 산란하며 길을 안내한다. 내부로 들어온 순간 완벽하게 일치하는 천장 보들이 주는 쾌감이 확장성의 묘미를 안겨준다. 어센드는 사람의 움직임을 따라 시퀀스가 미묘하게 변화하는 건축이다.

대한민국건축문화제 도록_수록내용 
글. 신건수 (경남대학교 건축학부 교수)



20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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